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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쓰레기와 재활용

by 난홍이 2025. 5. 19.

1. 브라질의 쓰레기 및 플라스틱 재활용 노력

안녕하세요 난홍이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에서 지구반대쪽에 위치한 정렬의 나라인 브라질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플라스틱은 현대 문명의 편리함을 상징하는 동시에, 지구 생태계의 위협으로 다가오는 이중적인 물질입니다.

이러한 세계적 위기 속에서 각국은 나름의 방식으로 플라스틱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브라질은 독특하고 인상적인 방식으로 이 과제에 접근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현실이 복잡하게 얽힌 브라질은 쓰레기 문제 해결을 단순한 기술이나 행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와 공동체의 문제로 인식하며 해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글에서는 브라질이 쓰레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지, 어떤 제도와 시민 참여가 이뤄지고 있는지를 조명해 보겠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자연과 가장 복잡한 도시가 공존하는 나라 브라질. 그들이 만들어가는 ‘재활용의 문화’는 어쩌면 우리에게도 필요한 또 하나의 해답일지 모릅니다.


브라질의 쓰레기 및 플라스틱 재활용 노력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비공식 재활용 노동자들(카타도르)이 국가 재활용 시스템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브라질 도시의 거리와 쓰레기 더미 속에서 플라스틱, 금속, 종이 등을 수거해 생계를 유지하고, 동시에 도시의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단순히 자원을 되살리는 것을 넘어, 사람의 삶을 되살리는 순환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 비공식 재활용 노동자(카타도르): 거리 위의 자원 관리자들

브라질의 재활용 시스템은 바로 카타도르(catadores)라 불리는 비공식 재활용 수거자들입니다.
이들은 고정된 직장 없이 거리에서 쓰레기 더미를 뒤져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금속, 종이 등을 수거하여 재활용업체에 판매함으로써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전국에 약 80만 명 이상의 카타도르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 브라질 전체 도시 고형폐기물의 약 90% 이상의 재활용 품목이 이들의 손을 거쳐 처리됩니다.
  • 이들은 개별적으로 활동하거나, 협동조합(cooperativas) 형식으로 조직되어 더 안정적인 수익과 복지를 확보하기도 합니다.

브라질 정부와 NGO들은 카타도르의 역할을 인정하고, 이들의 노동을 비공식이 아닌 공식 재활용 경제의 일환으로 제도화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

브라질은 2010년 국가연방 폐기물 법(Law 12.305/10)을 통해 국가적인 폐기물 관리 체계를 수립하였으며, 그 핵심 중 하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입니다.

  • 이 제도에 따라, 제조업체 및 유통업체는 자사 제품 및 포장재가 폐기된 이후의 회수 및 재활용을 책임져야 합니다.
  • 특히 플라스틱 포장재는 의무적으로 재활용 루트를 보고해야 하며,
  • 다국적 기업(코카콜라, 유니레버 등)도 이 법에 따라 브라질 내에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또한 정부는 EPR 운영을 카타도르 협동조합과 연계하여, 포장재 회수 과정에 이들을 공식 고용하는 모델을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회적 약자 보호와 자원순환이 함께 이루어지는 포용적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3. 플라스틱 감축과 알루미늄 재활용의 세계 최고 수준

브라질은 전반적인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아직 낮은 편이지만, PET 병과 알루미늄 캔의 재활용률은 세계 최고 수준에 가깝습니다.

  • PET 병 재활용률 약 55~60%
  • 알루미늄 캔 재활용률은 98% 이상으로 세계 1위

이러한 성과는 카타도르의 기여와 더불어 재활용 원료 시장의 수익성 덕분에 가능해졌습니다.
플라스틱과 금속 등은 수거 이후 선별소(Central de triagem)에서 압축되어 국내외 재활용 기업에 판매되며, 일부는 섬유, 건축자재, 산업 연료 등으로 활용됩니다.


4. 도시 중심의 재활용 인프라 확충과 교육 & 순환경제를 향한 도전과 과제

브라질의 도시들은 점차 분리배출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으며,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 포르탈레자 등 대도시에서는 색상별 재활용 수거함과 수거차량 시스템이 운영 중입니다.

  • 파란색: 종이류
  • 빨간색: 플라스틱류
  • 노란색: 금속류
  • 초록색: 유리류
  • 회색: 일반 쓰레기
  • 갈색: 유기성 폐기물

또한 환경부와 지자체는 학교 및 커뮤니티를 통한 환경교육을 확대하여, 어린이와 청소년이 재활용과 자원순환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현재 순환경제 로드맵을 수립 중이며, 재활용 산업의 디지털화, 데이터 기반의 분리배출 추적 시스템, 재생 원료 인증제도 등의 제도 개선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다음과 같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 농어촌 지역의 재활용 인프라 미비
  • 카타도르의 법적 권리 보호 미흡
  • 플라스틱 포장재의 복합소재화로 인한 재활용 한계
  • 매립과 불법 소각에 대한 규제 부족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은 사회적 다양성과 경제 현실 속에서 현실적이고 포용적인 재활용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5. 마무리 글

브라질의 쓰레기 및 플라스틱 재활용 정책은 단지 자원을 되살리는 기술이 아닌, 사람과 사회를 되살리는 공동의 약속입니다.
그리고 그 시선을 통해 사람의 일자리와 공동체의 회복까지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은, 지금 우리가 쓰레기 문제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묻게 합니다. 브라질은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해답을 찾고 있으며,  그 해답은 기술이 아닌 사람과의 연결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