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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쓰레기와 재활용

by 난홍이 2025. 5. 18.

1. 필리핀의 쓰레기와 플라스틱 재활용 이야기

 

안녕하세요 난홍이입니다. 5월은 나들이하기에 참 좋은 계절이죠? 

특히 동남아 여행이 절로 생각이 나는 요즘입니다. 그 중에서도 전 필리핀, 베트남이 생각나는데요. 

필리핀은 아름다운 섬과 해양 생태계를 자랑하는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군도 국가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급속한 도시화와 인구 증가, 소비 확대로 인해 쓰레기와 플라스틱 문제의 최전선에 서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특히, 플라스틱 폐기물의 상당량이 해양으로 유입되며, 지역 주민의 건강과 생계, 관광 자원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필리핀은 단지 문제를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결을 위한 제도적 변화와 지역 커뮤니티 중심의 실천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필리핀이 쓰레기와 플라스틱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으며, 어떤 도전과 희망을 안고 변화하고 있는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2. 분리배출, 법적 제도로 시작으로 

필리핀은 2000년에 제정된 공화국 법 제9003호(Republic Act 9003), 즉 '생태적 고형 폐기물 관리법(Ecological Solid Waste Management Act)'을 통해 분리배출과 지역 기반 폐기물 관리체계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이 법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쓰레기를 최소 4가지로 분류 (생분해성, 비생분해성, 재활용 가능, 위험물)
  • 각 지역 단위의 ‘Material Recovery Facility(MRF)’ 설치 의무화
  • 재사용 및 재활용 촉진, 매립 최소화

그러나 인프라 부족, 예산 한계, 실행력 부족으로 인해 전국적인 시행률은 아직 낮은 수준입니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지자체와 민간이 협력하는 지역 주도 모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3. 플라스틱 문제, 강력한 규제와 기업 책임으로 대응

필리핀은 아시아 지역 중에서도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이 높은 국가입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 필리핀 자원 순환 법(Resource Efficiency and Circular Economy Act)이 상정되었으며, 2023년에는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Act(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EPR법)가 본격 시행되었습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자면, 

  • 플라스틱 포장재 생산·수입업체는 자사 제품의 회수 및 재활용 의무
  • 2023년 기준 플라스틱 포장재 20% 회수 목표, 2030년까지 80% 이상 목표
  • 미이행 시 과징금 및 등록 취소 등의 행정 처분

이를 통해 단순히 시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선도적으로 감축 및 순환 체계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3. 커뮤니티 중심으로 자원순환 실험

필리핀에서는 정부 주도의 인프라가 아직 충분하지 않기에, 지역 커뮤니티와 시민단체가 중심이 되는 자원순환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다음과 같이 살펴볼 수 있습니다. 

  • Plastic Bank: 플라스틱을 수거해 가져오면 식료품, 학용품, 통신요금 등으로 교환해주는 시스템. 저소득층에게 소득과 재활용 참여 기회를 동시에 제공
  • Eco Brick Movement: 사용한 플라스틱을 압축하여 건축 자재(에코 벽돌)로 재탄생시키는 활동
  • Zero Waste Cities 프로젝트: 마닐라, 세부 등지에서 운영되는 커뮤니티 기반의 재활용 거점 구축 시범사업

이러한 활동은 쓰레기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환경 인식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4. 해양 플라스틱 대응

필리핀은 세계에서 해양 플라스틱 유입량이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필리핀 정부는 다음과 같은 대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ASEAN 해양 쓰레기 프레임워크 참여
  • 일본, 유럽연합, 세계은행 등과 협력해 폐기물 수거·모니터링 인프라 구축
  • 어민과 연계한 ‘Fishing for Litter’ 프로그램 도입: 바다에서 플라스틱을 수거하면 보상 제공

이처럼 해양 플라스틱 문제는 단지 환경 이슈가 아니라 경제적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기에, 정부와 어업인, 시민단체가 협력하여 보다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5. 시민 교육의 힘, 필리핀의 앞으로의 과제

필리핀의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끄는 또 다른 축은 시민의식 제고와 환경 교육입니다.

  • 청소년 대상 환경교육은 초등학교부터 의무화되어 있으며,
  • 도시 지역에서는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리필 생활화, 장바구니 사용 등을 실천하는 플라스틱 프리 캠페인’이 SNS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 Bayanihan for Zero Waste’와 같은 시민 캠페인은 지역 주민이 함께 환경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하도록 돕는 공동체 기반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필리핀은 여전히 다음과 같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 지방정부의 인프라 부족과 폐기물 수거 불균형
  • 도시 외곽 및 농어촌의 교육·참여 격차
  • 복합재질 플라스틱의 처리 어려움
  • 대기업의 실질적 순환경제 이행률 부족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은 ‘쓰레기 문제’를 환경, 경제, 복지, 교육이 만나는 교차점으로 인식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생산자 책임 확대, 시민 참여 강화, 교육 기반 확대는 필리핀이 향후 순환경제 사회로 전환하는 핵심 축이 될 것입니다.


6. 글을 마무리하며

필리핀은 자원과 제약이 공존하는 나라입니다.

많은 도전과 한계 속에서도, 이 나라는 커뮤니티와 제도, 교육이 어우러진 재활용 모델을 차근차근 실천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환경 문제를 이야기할 때, ‘무엇을 얼마나 버리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떻게 다시 되살릴 것인가입니다.
필리핀의 자원순환 이야기는 아직 진행 중이며, 그 여정은 우리 모두에게도 작지만 단단한 영감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의 도시도, 마을도, 지금부터 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