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난홍이입니다.
슬기로운 지속가능성 생활 22번째 국가 이야기로 슬로베니아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럽 중부의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슬로베니아는 면적도, 인구도 크지 않지만, 환경을 대하는 태도만큼은 대단히 성숙합니다.
특히, 수도 류블랴나는 유럽 최초로 ‘제로 웨이스트 도시’를 선언하며, 도시 전체가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들의 철학은 분명합니다.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곧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라는 믿음, 그리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지속 가능성이라는 원칙입니다.
슬로베니아의 환경 정책은 강제보다 참여를, 캠페인보다 생활화를 추구합니다.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분리배출을 배우고, 가정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따로 모아 바이오가스로 전환하며, 시민 누구나 환경을 지키는 ‘주체’로 존중받습니다. 플라스틱은 덜 쓰고, 올바르게 분리하고, 되도록 다시 자원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원칙이 슬로베니아 전역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슬로베니아가 어떻게 자원순환을 생활화하고, 플라스틱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해나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1. 슬로베니아, 작지만 강한 순환국가
유럽에서 가장 녹음이 많은 국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슬로베니아는 ‘녹색’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이 녹색이 단지 자연 풍경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쓰레기를 어떻게 줄이고, 분리하고, 다시 자원으로 되살릴 것인가에 대한 국가적 실천 또한 이들의 ‘녹색 정신’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슬로베니아는 쓰레기 문제에 대해 이례적일 만큼 철저하고 구체적인 대응을 이어가고 있으며, 유럽연합 내에서도 가장 높은 재활용률을 자랑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 류블랴나, 쓰레기 없는 수도를 꿈꾸다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는 EU에서 최초로 ‘제로 웨이스트 도시’ 선언을 한 도시입니다.
이 선언 이후, 류블랴나는 재활용률 68% 이상을 기록하며 유럽 도시 중 가장 높은 자원회수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도시는 대형 소각장을 짓는 대신, 최대한 재활용하고 나머지를 최소한으로 소각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는 바이오가스로 전환되며, 남는 쓰레기는 RDF 고형연료로 압축해 일부 산업용 에너지로 사용합니다.
류블랴나 시는 플라스틱을 포함한 포장 폐기물에 대해 다양한 예방 캠페인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2. 슬로베니아의 분리배출
슬로베니아의 쓰레기 정책은 단순한 수거를 넘어서 전국민 환경문화의 일환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주요 도시에서는 문 앞까지 방문 수거를 진행하며, 전국적으로 통일된 색상의 분리배출 쓰레기통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 노란색: 플라스틱 및 금속 포장재
- 파란색: 종이 및 판지
- 녹색: 유리
- 갈색: 음식물 쓰레기
- 회색/검정: 일반 쓰레기(재활용 불가)
시민들은 쓰레기를 이러한 색상에 맞춰 분리 배출해야 하며, 지정일에 수거가 이루어집니다.
슬로베니아는 분리배출이 정착되기까지 수년간 집중적인 교육, 벌금, 리워드 제도를 함께 운용하여 시민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3. 플라스틱, 줄이기보다 순환에 초점
슬로베니아는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거나 급격히 줄이기보다는, 사용 후 재자원화 가능성 극대화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PET병, 포장재, 플라스틱 캔 등은 노란색 수거통을 통해 선별된 품질별로 회수되어, 다시 섬유, 병, 포장재로 재생산됩니다.
슬로베니아 환경부는 플라스틱에 대해 다음 세 가지 전략을 기반으로 정책을 수립합니다:
- 재활용 용이한 플라스틱만 허용
- 다회용 및 리필 가능한 포장 장려
- 제품에 재생 플라스틱 사용 비율 법제화
이러한 접근은 플라스틱을 아예 없애기보다,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순환시키는 실용적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4. 시민, 환경정책의 중심에 서다
슬로베니아가 쓰레기 문제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시민의 참여를 강제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끌어냈다는 점입니다.
- 각 지역에는 주민 대상의 분리배출 교육센터가 있으며,
- 학교에서는 ‘환경 지킴이(Okolje Varuh)’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쓰레기와 자원 문제를 체계적으로 가르칩니다.
- 재활용을 많이 하는 가정에는 쓰레기 수수료 할인, 지자체 포인트제와 같은 인센티브도 제공됩니다.
이처럼 시민들은 환경을 지키는 주체로서 존중받으며, 그 책임을 기꺼이 실천하고 있습니다.
5. 글을 마무리하며....앞으로의 슬로베니아
슬로베니아는 2030년까지 다음과 같은 자원순환 목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 생활폐기물 재활용률 75% 달성
- 플라스틱 포장재 재활용률 65% 이상
- 일회용 포장재 사용량 30% 감축
- 순환경제 기반 지역 클러스터 확대
이를 위해 정부는 유럽연합(EU)과 연계하여 지방정부 지원, 재활용 기술기업 육성, 디지털 추적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슬로베니아는 인구 200만 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나라입니다.
그러나 이 나라는 환경을 보호하는 거대한 철학을 실천하는 방식에 있어 유럽을 넘어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단순히 분리배출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자원을 돌려쓰며, 시민이 주도하는 정책을 구현하는 이들의 방식은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는 실제적인 길입니다.
‘작지만 강한 순환국가’, 슬로베니아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