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르웨이의 쓰레기 및 플라스틱 재활용 노력
안녕하세요 난홍이입니다.
우리는 매일 습관처럼 버립니다.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남은 플라스틱 컵,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나온 비닐 포장재, 택배 상자 속의 완충재까지.
그 쓰레기들이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처리되고 다시 자원이 되는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 됩니다.
쓰레기와 재활용의 문제는 단지 환경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지속가능성과 생활의 질을 좌우하는 근본적인 과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노르웨이는 자원의 선순환과 플라스틱 오염 대응에 있어 매우 인상적인 실천을 이어가고 있는 나라입니다.
노르웨이는 깨끗한 자연과 높은 시민의식을 자랑하는 북유럽 국가답게, 폐기물을 단순히 ‘버려지는 것’이 아닌 에너지원과 자원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 귀중한 자산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노르웨이에서는 플라스틱 병 하나를 버리는 대신 반납하고, 그 대가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얻는 문화가 당연하게 자리 잡아 있습니다.
오늘의 글에서는 노르웨이가 어떻게 쓰레기를 관리하고, 플라스틱을 줄이며, 재활용 시스템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2. 보증금 환급 제도(Pant system), 플라스틱 재활용률 95%의 비밀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플라스틱 재활용 정책은 바로 ‘Pant system(판트 시스템)’입니다.
이 제도는 플라스틱 병이나 알루미늄 캔을 구매할 때 소액의 보증금을 함께 지불하고, 소비 후 이를 리버스 벤딩 머신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방식입니다.
- 보증금은 병당 책정됩니다.
- 노르웨이 전역의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 설치된 자동수거기를 통해 쉽게 반납할 수 있습니다.
- 수거된 병은 세척과 분류 과정을 거쳐 재활용 원료로 재가공되며, PET병은 다시 음료병으로 재탄생하기도 합니다.
이 시스템의 놀라운 점은 95% 이상의 회수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민들의 높은 환경 인식과 편리한 인프라가 결합되어 플라스틱 병이 ‘쓰레기’가 아닌 ‘자산’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3. 분리배출 시스템: 생활 속에서 실천되는 자원순환
노르웨이의 가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항목을 기본으로 분리배출합니다:
- 플라스틱 포장재
- 종이/판지
- 유리/금속류
- 음식물 쓰레기
- 일반 폐기물
각 지역 자치단체는 쓰레기 종류별로 색상이나 라벨이 지정된 봉투 또는 수거통을 제공하며, 시민은 이를 정확히 분리하여 정해진 요일에 배출합니다. 일부 도시는 ‘스마트 쓰레기통’을 운영하여, 배출량에 따라 수수료가 자동 부과되는 종량제 시스템도 도입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쓰레기 수수료는 ‘많이 버릴수록 더 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재활용률을 높이려는 동기를 자연스럽게 유도합니다.
4. 에너지 회수 시스템(Waste-to-Energy) & 플라스틱 감축을 위한 규제 및 대체재
노르웨이는 매립률이 1% 이하인 국가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재활용되지 않는 쓰레기는 가능한 한 에너지로 전환되기 때문입니다. 노르웨이는 전국적으로 고효율 소각로와 폐열 회수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난방용 열과 전기를 생산합니다.
- 수도 오슬로의 경우, 전체 난방의 약 60%를 폐기물 기반 열원으로 공급받고 있습니다.
- 폐기물 소각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고성능 필터 시스템으로 처리되며, 일부 시설은 탄소 포집 기술(CCS)까지 시험 중입니다.
이처럼 노르웨이는 '소각=환경오염'이라는 오해를 넘어, 과학적이고 안전한 자원 전환 모델을 구축해가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2021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제한 조치를 본격 시행하였습니다. 해당 정책은 EU의 지침을 바탕으로 하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포크, 식기류, 면봉 등 판매 금지
- 플라스틱 제품의 재활용 원료 사용 비율 확대 권장
- 대체재(종이,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의 상용화 촉진
또한 노르웨이 정부는 친환경 포장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보조금과 연구 자금을 지원하며, 산업계의 혁신도 함께 유도하고 있습니다.
5. 환경교육: 지속 가능한 문화 만들기
노르웨이의 자원순환 성공에는 어린 시절부터의 환경교육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분리배출과 재활용의 중요성, 플라스틱의 환경적 영향을 체계적으로 교육하며,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다음과 같은 캠페인이 활발히 진행됩니다:
- Plastsmart 캠페인: SNS와 유튜브를 통해 플라스틱 감축 행동을 유도
- Zero Waste Oslo: 재사용 장터, 수리 워크숍, 리필 스테이션 운영
- 해양 정화 활동: 어민과 자원봉사자가 함께하는 ‘해양 쓰레기 수거’ 프로젝트
이러한 프로그램은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 시민 스스로 ‘환경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6. 노르웨이를 마무리하며
노르웨이는 쓰레기를 적게 만드는 것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이미 생긴 쓰레기조차도 자원으로 되살리고, 시민들이 그 과정에 당연히 참여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해두었습니다.
보증금 제도, 에너지 회수, 분리배출, 교육, 기술개발 등 각 요소는 하나의 순환 고리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지금의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버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쓰는 것으로 이어지는 사회, 그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함께 꿈꾸어야 할 미래일지도 모릅니다.